우리 주치의, 한번 만나볼래요?

기관탐방-서울근로자건강센터

가산디지털단지 3단지에 서울근로자건강센터가 있다. 2013년 4월 29일 개관한 이래 하루 2000여명의 노동자들의 건강을 담당해왔다.  근로자건강센터는 체계적인 건강관리가 어려운 50인 미만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에게 별도 비용부담 없이 건강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전국 국가산업단지 10여 곳에 설치되어 있고 서울은 산업단지가 있는 금천구에만 설치되어 있다.

개관식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백헌기 안전보건공단 이사장, 구자현 민주노총 남부지구협의장 등의 내외빈들이 참석해 ‘영세한 사업장들의 노동자들의 건강을 책임질 수 있게 됐다’고 기대감을 모았다. 15만 명의 넘는 노동자들이 있고, 대부분이 50인 미만의 사업장이 있는 디지털단지에서 서울근로자건강센터가 자리 잡은 어떤 역할을 해왔을까 궁금증을 가지고 지난 2014년 12월 센터를 찾아 장성미 센터장과 강순환 부센터장을 만났다.

센터의 가장 큰 슬로건은 ‘행복한 주치의 사업’이다. 과자 하나를 사는데도 단골로 가는데 병원이야 말해서 뭘하랴. 회사 생활을 하다보면, 위험한 일도 있고 건강에 위해를 한 일도 있는데 이것을 예방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관리하고 예방하는 것이 센터의 본 업무다.

장성미 센터장은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서 발생하는 혈압, 혈당의 변화, 혈종지질의 변화, 격무에 다른 스트레스에 의한 불면증에 대해서 직접 사업장에 나가 작업환경을 평가해주고 상담과 검사, 교육을 한다. 그리고 다시 2달 후에 다시 변화가 있는지 찾아간다. 사람의 본성이 바뀌는 것이 어렵듯이 일하면서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강순환 부센터장은 “노동자가 건강해야 업무효율성과 생산성이 높아진다. 이제는 사람이 재산인 시대다. 그 부분을 사업주도 알고 있다. 아무리 좋은 기계가 있어도 사람이 없으면 일을 못한다. 60년대는 기계가 재산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사람이 재산이고 가치라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고 인식의 변화를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인식의 변화나 행동의 변화는 하루아침에 변화되지 않는다. 센터의 선생님들과 사업주들 간의 좋은 관계가 형성되고 그것을 통해 사업주들에게 회사를 운영하는데 무엇이 필요한가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근로자건강센터는 외국인, 아르바이트, 자영업자, 재직자 구분없이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사진 서울근로자건강센터 >

디지털단지의 노동환경 특징

센터는 디지털단지만이 아닌 서울시 전체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다. 부르는 곳이 있다면 금천을 비롯해 강서, 강북, 성동 어디든 달려간다. 

디지털 단지의 특징에 대해 강 부센터장은 “인식의 변화가 만들어지려면 최소 3년 이상정도의 시간이 필요한데 지속적으로 접근할 만한 사업장이 많지는 안다. 정보통신, 패션 쪽의 업체가 많아 사업장의 규모도 작고 빨리 바뀐다. 근로자들이 젊고 이직률이 높아 안정성이 없다보니 인식을 변화시키고 변화를 일으킬 접점이 만들어지지 못해 아쉽다.”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공단의 특성에 맞춘 사업은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다. 젊은 사람이 많기 때문에 비만이나 체형에 관심이 많은 점을 이용해 비만탈출, 거북목, 허리디스크 등 몸건강 마음건강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다. 또 서비스직 노동자들의 감정노동을 달래는 직무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상담과 관리를 하고 있다.


산업보건 5개 분야 모인 유일 무일한 곳.

센터는 산재 및 작업환경 5개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있는 유일한 곳이다. 직업환경전문의, 산업전문가, 상담심리전문가, 운동치료사, 산업위생사 등 산업보건의 전문인력이 다 모여 있어 토탈케어가  가능한 것이다.

예를 들어 산업재해에 대해서 일반 재활의에서는 작업환경에 대한 이해를 못하게 된다. 타이어를 갈아 끼우는 공장이라면 문제가 되는 동작이 무엇인지, 어떤 근육이 무리가 되는지 평가 되어야 하고, 어떤 수술을 받은 후 어떤 근육을 강화해야 하는지 판단하고 복귀를 위한 심리치료나 카운슬링이 병행되어야 한다.

장 센터장은 “산재를 당하고 복귀하는데는 인력과 시간의 품이 많이 든다. 이런 것을 하나하나 해나가는 것이 센터의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센터는 병원이 아닌 점을 강조했다.  강 부센터장은 “허리가 아프고 어깨가 아프면 병원치료를 해야 한다. 센터에서는 왜 그런 문제가 생기고 어떻게 하면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지 알려주고 관리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 부센터장은 자활센터를 방문할 때 경험을 말하며 “그 분들은 안 아픈 곳이 없다. 무릎, 다리, 어깨 등. 대부분 노년으로 청소용역을 하면서 4~5시에 끝난다. 앞으로 취업률은 줄어들게 되면 이분들은 익숙지 않은 상태에서 시간에 쫒기면서 일하게 되면, 불안해지면서 건강에 더 문제가 발생한다. 그런 분들이 많이 이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 센터장도 “일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환영한다. 아르바이트, 외국인, 자영업자를 가리지 않는다. 심리상담도 기록이 남지 않으니 편하게 상담을 받으면 된다.”고 바람을 전해다.

센터는 올해 ‘주치의 사업’에 큰 힘을 쏟을 것이라고 한다. ‘주치의 사업’이란 간단한 협약을 통해 근로자 건강진단 사후관리 및 안전보건교육 등 직원건강관리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을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어디에서 근무하든지 상관없이 일하는 사람들의 건강을 관리해줄 수 있는 서울근로자건강세터를 금천주민이나 금천구이 사업장들이 적극적으로 이용해보길 권해본다. (상담 02-6947-5700)



<집단 스트레칭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 서울근로자건강센터 >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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